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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i's story

9월


벌써 9월이다.
바람 냄새도, 온도도, 색깔도, 소리도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인연이란 것도 직업이란 것도 언제떠나갈지 모르는 마치 해가 떳다 달로 바뀌듯 계절이 변하듯 말이다.

점점 쓰디쓴 술과 커피만 찾은지 오래고 상대방을 대할 때는 방어자세부터 취하고 의심부터 하며 순수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나이인데.. 모든 것이 변하고 내 마음조차 변해가는데 유수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란 존재는 홀로 그대로 서있는 듯한 이 느낌은 도무지 떨춰지지가 않는다. 사람들과 얘기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변해가는 계절 속에 취해보기도 하고, 멍하게 하늘만 쳐다봐도, 재밌는 영화도 보고 좋아하는 메니큐어도 칠해보기도 하고 화장도 짙게 해봐도 이 공허함은 어찌할 수 없다. 무섭다. 두렵다. 모든 것은 변해가는데 나만 그대로일까봐 무섭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기준은 무엇이며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누군가 괜찮다, 토닥토닥, 꼬옥 안아줬으면 좋겠다. 이럴땐 나도 마음껏 어리광부리고 투정부리고 싶다.
결국은 가을탄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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